칼 구스타프 융의 ‘정신분열증’ 인식

1. “말의 샐러드”-정신분열증 증상을 묘사하는 언어

 

1.1.

통각Apperzeption

이 말은 라이프니츠가 『단자론』에서 최초로 사용한 개념으로, 물질적 상태에 있는 단자(monad)의 어둡고 무의식적인 표상 작용에 대하여, 인간의 이성에 대응하는 정신적 상태에 해당하는 단자의 밝은 의식적 표상 작용을 통각이라 명명하였다. 이것이 칸트의 인식론에서는 감성을 통하여 주어지고 오성에 의해 질서가 잡혀 종합된 대상으로서, 사고하는 주관이 통일적으로 파악하는 작용을 통각이라 불렀다.

[네이버 지식백과] 통각 [Apperception, 統覺, Apperzeption] (철학사전, 2009., 중원문화)

thematic apperception test (TAT)

 

1.2. 정신분열증의 특징

전체성 및 단일성의 침해, 다른 사람이나 주위 세계와의 조화를 잃어버리는 붕괴, 우연성이라는 혼동의 위협

 

1.3. 정신분열증과 신경증, 마귀들림Possesion의 유사성

“연상 실험”을 통해 심리적 요인을 진단

정신분열증에서 표현되는 콤플렉스=신경증에서 확인되는 콤플렉스

언어 영역의 침해 정도가 차이: 정신분열증의 경우 연상의 차단, 보속(保續), 조어증, 동문서답, 탈락 등이 다수 (콤플렉스를 자극하는 자극어 주변이나 그 자극어의 반응에서) 발생

**전형적인 신경증―히스테리성 신경증(해리성 장애), 강박신경증―은 치료 과정에서 잠재적 정신병이라는 것이 드러났으며 때로는 발현된 정신병으로 이행할 수 있다고 주장

 

영매로 알려진 소녀와 정신분열증의 유비

심령술 자리에서의 몽유병: 무의식에서 출현한 인격 분열의 가시적 원인, 체계적인 인격의 해리

“정신분열증에서도 아주 흔하게 낯선 내용들이 발견되며, 그것은 갑자기 의식을 범람하고 인격의 내적 결속을 분해하는데”

“신경증적 해리가 체계적인 성격을 결코 놓치지 않는 데 비해 정신분열증은 이른바 비체계적인 우연성의 상을 보인다.”

 

 

 

2. 정신분열증과 꿈의 비교

 

2.1. 정신분열증과 꿈의 유사성

우연하고 모순되고 조각난 관념의 붕괴

꿈은 의식이 고도로 차단된 수면 상태에서 일어나며, 정신분열증적 현상은 의식의 기본적 지남력을 별로, 혹은 전혀 침해하지 않음

→‘정상적인 정신 현상’인 꿈을 분석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정신분열증의 원인구조를 분석하려는 것이 융의 시도

 

2.2. 정신분열증의 꿈이 나타내는 연상 형상의 특이점

“그의 정신 상황이 지닌 위험성은 흔히 대재앙, 세계의 몰락, 또는 이와 비슷한 것에 관한 격렬한 꿈으로 제시되는 경우가 많다. 그가 서 있는 바닥이 흔들리기 시작하여 벽이 휘거나 옮겨지고, 단단한 땅은 물이 되고, 폭풍이 그를 공중으로 날리고, 모든 친척들이 죽는 등의 꿈을 꾼다.” 337p

 

정신분열증의 꿈은 원시적 혹은 고태적 연상 형상의 특징을 지닌다. 이것은 신화의 주제 및 신화적 관념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신화, 민담, 공상, 꿈, 환상, 망상상 등은 개인(예컨대 환자)의 창작이 아니라 보편적, 전형적 형태로서 ‘발견된’ 무의식이다. 정상인의 경우 이러한 꿈은 개인적인 실존의 기초가 위협될 때, 즉 사고가 나기 전이나 후, 중병을 앓을 때, 수술시 등 나타난다.

 

융이 말하는 ‘원형’- 생물학의 ‘행동 유형Patterns of behaviour’: 유전된 본능적인 동인

“고태적 형태가 정신분열증에서 나타나는 이유는 정신의 생물학적 토대가 신경증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은 정도로, 동시에 침해되어 있음을 제시하는 것”

누미노제Numinose: 신성한 힘

 

#원형에 가까워졌다는 것은 오히려 정신의 생물학적 토대가 직접 드러났다는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은가? 이후 융이 말하는 정신분열증의 생물학적 실체론과 연관지어 생각해볼 것

 

 

 

3. 정신분열증의 원인은 내재적인가, 외재적인가?

 

3.1. 융이 생각하는 정신질환의 원인: 콤플렉스

#근친상간 콤플렉스, 모성 콤플렉스......가족 로망스로의 회귀? 한정? 인간의 다종다양한 사회적 경험들을 해석하는 데 적합한 틀인가? 나와 타자의 관계성, 억압된 욕망이란 주제에 골몰하는 최근의 인문학적 경향

 

3.2. 독성원인설과 심인성원인설의 비교

“지금까지 이루어진 경험 자료에 따르면 메스칼린(환각제: 무의식적인 지각 변이들을 인지할 수 있게 하는데, 그로써 한편으로는 통각을 놀랄 만큼 풍부하게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일반적인 의식의 지남력에 통합하는 능력을 박탈한다. 이런 일은 의식된 변이의 증가가 하나하나의 통각 작용에 의식 전체를 채울 정도의 차원이 되도록 도움으로써 일어난다.)과 정신분열성 독물Noxe이 동일한 장해를 일으키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정신분열증의 통각은 갑작스러우며 냉혹하고 잘 중단되며 불연속적인 상태에 있는데, 이는 메스칼린 증후의 유동적인 연속성과는 구별된다. 교감신경의 장해, 신진대사, 혈액 순환의 장해와 관련하여 정신분열증의 심리적/생리적/총체적 임상상을 얻을 수 있는데, 이 임상상을 보면 여러 가지 면에서 독성 장해를 상기시킨다. 이미 50년 전부터 특수한 대사성 독물이 여기에 간여할 것이라 생각해왔다. (중략) 오랜 임상 경험 뒤에 나는 이 병의 심인성 원인이 독성 원인보다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견해에 도달했다.”

 

**융의 주장: 신경증을 비롯한 여타 정신질환과 근본 원인이 동일하므로 심리적 원인과 경과를 보이는 정신분열증은 순수한 정신치료로 완전히 회복될 수 있다.

 

3.3. 콤플렉스의 정감 충동이 먼저인가? 자아인격의 회복이 먼저인가?

콤플렉스는 결코 이중 인격을 생기게 하지 않고 자아 인격을 무력화시켜서, 콤플렉스가 자아 인격을 대치한다.

 

“여기서 판단상의 딜레마에 부딪힌다. 우리가 원인적 요인을 자아 인격의 일종의 약화라고 해야 할 것인가, 혹은 특수한 정감의 강도라고 가정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나는 후자의 가정이 유력하다고 보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심리학적 이해를 위해서는 누구나 알고 있는 수면 상태에서의 자아 의식의 약화란 내용상 무의미하다. 그러나 정감이 강조된 콤플렉스는 역동적으로나 내용상으로 꿈의 의미를 결정한다. 우리는 이러한 인식을 정신분열증 상태에 적용해도 좋을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우리가 볼 수 있었던 것처럼 이 병의 전체 현상학은 병적인 콤플렉스에 중심을 두고 있다. 해석의 시도로서 우리는 사실로부터 출발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자아 인격의 약화는 이차적인 것으로 정상 범위에서 생긴 정감적 콤플렉스이지만, 결과적으로 그 강렬한 힘으로 인격의 단일성을 부셔버린 콤플렉스의 파괴적 결과라고 볼 수 있다.” 350p

 

3.4. 그럼에도 부정할 수 없는 생물학적 실체론?

정신분열증에서는 설명 가설로 특수한 독Noxe를 가정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우리는 과도한 정감Affekt으로 생겨난 독소Toxin를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